2010. 4. 13. 18:45ㆍ건축 정보 자료실
수도권에 `통매각 아파트` 등장
매일경제 | 입력 2010.04.13 17:07
수도권에서 통매각 매물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지방에 번졌던 미입주사태가 수도권으로 옮겨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아파트는 11만6438가구로 지난 1월 11만9039가구에 비해 2.2% 줄었다. 그러나 수도권은 같은 기간 2만5826가구에서 2만7326가구로 되레 5.8%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이 오는 6월부터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한 현금확보수단으로 '통매각'에 나선 셈이다.
↑ 안양시 만안구 S아파트. 이 아파트는 3년 전 입주를 시작했지만 안양 일대에 입주가 집중되면서 수십 가구가 분양가보다 20%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이충우 기자>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윗선에서 최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고 싶지만 우리가 직접 할인할 경우 기존 계약자와의 갈등과 민원을 피해갈 수 없다"며 "통매각을 하면 한 단계를 거치게 되기 때문에 다소 마진이 작아지더라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매각 아파트 정보에 개인수요자가 접근하기는 어렵다. 매매 단위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까지 이르기 때문이다. 또 정보가 새어 나갈 경우 해당 아파트 브랜드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거래 당사자들끼리 '쉬쉬'하고 있는 것.
그러나 '큰손'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부동산 투자 전문 동호회에서는 실시간으로 수도권 내 아파트, 오피스텔의 통매각에 대한 정보가 게시되고 있다. 회원들은 일반 투자자보다 시행과 분양, 부동산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통매각 매물을 찾고 있는 S시행사 대표는 "가령 수백억 원을 투자해 30% 할인된 가격으로 사서 20% 싸게 시장에서 되팔아도 가구당 최소 수천만 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팀장은 "현재 중견건설사들이 공사비를 지불하지 못해 하도급 업체로 넘기는 물량들도 상당수에 달해 앞으로 '통매각' 형태의 할인매각이 더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경기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신청 당시 미분양 통매입을 통해 떼돈을 벌었던 '큰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요 자금은 일부 투자자를 모으거나 상당 부분은 제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같은 통매각이 수도권 내에서 제대로 성사된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최근 고객들이 수도권 내 미분양 물량을 30~40가구 사달라는 요청이 잦기는 하지만 실제 건설사 등과 협상을 해보면 할인율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어서 매각이 성사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3년 전 수도권에서 통매각을 진행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통매각은 전문브로커를 통해 이뤄지는데 나중에 재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제 통매각을 하지 않는 아파트에서도 물건이 있는 것처럼 속여 자금을 확보하려는 경우나 속칭 시장의 '간'을 보기 위해 미끼로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개발사인 T사의 K대표는 "지난해 반포의 모 재건축단지에서 수십 개의 통매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봤지만 조합과 시공사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며 "서울지역에서 통매각을 운운하는 브로커들의 경우, 사기성이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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