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집없는 서민 '워쥐(달팽이 껍질만한 집)'로 몰린다

2010. 4. 13. 18:50건축 정보 자료실

中 집없는 서민 '워쥐(달팽이 껍질만한 집)'로 몰린다

서울경제 | 입력 2010.04.13 17:15

베이징등 집값 폭등으로 초소형 캡슐아파트 등장
이혼해도 집살 능력 없어 한 곳에서 같이 살기도

중국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초소형 공간의 캡슐형 아파트가 선보이는 등 서민의 애환을 담은 주거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13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중국의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정상적인 집 장만을 포기한 서민들이 다양한 형태의 워쥐(蝸居ㆍ달팽이집)로 주거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쥐는 집값 폭등으로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가는 서민의 고통을 생생하게 그린 중국의 인기 드라마이자, 이제는 서민의 애환을 상징하는 쥐꼬리만하고 보잘것 없는 집을 뜻하는 대명사가 돼버렸다.

베이징 등 대도시에는 이혼을 해도 집을 장만할 능력이 없어 한 곳에 같이 사는 부부를 칭하는 '워훈주(蜗婚族, 달팽이족)'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베이징과 중국 서부의 대도시인 충칭 등에는 방 하나를 여러개로 분할해 만든 캡슐형 아파트인 '지아오낭 공위(膠囊公寓)'가 등장했다. 베이징에 사는 황르신씨가 개발한 캡슐형 아파트는 2평방미터의 면적으로 성인 1명이 겨우 ?고 TV 하나를 놓을 수 있는 방이다. 그는 기존 아파트를 개조해 8개의 캡슐을 만들어 월 250~300위안에 임대하고 있으며 이중 5개가 이미 임대 완료된 상태다.

최근 황씨의 캡슐아파트가 현지 매체를 통해 소개된 후에 많은 사람들이 방을 보러오거나 체험을 해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캡슐아파트를 체험하기 위해 온 사람들 중 하나인 멍씨는 "하룻밤을 보내고 난 후 아침에 약간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잠을 아주 잘잤다"고 말했다. 멍은 체험 이후 바로 3개월분을 임대했다.

설계자인 황씨는 "아직 보안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아직은 실험단계라 점차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칭에서는 모 회사가 195평방미터 면적의 집을 분할해 9평방미터 남짓의 초미니 아파트 25개를 만들었으며 이 곳에서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임대로 살고있다.

중국 남부 연안의 대도시인 쉔젠에서는 나무 판자를 대고 천으로 대충 가려 만든 나무집인 '슈상워지(樹上蜗居)'가 등장하기도 했다.

베이징= 이병관 특파원 y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