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입니다." "평창동입니다." TV드라마에서 부잣집 부인들이 전화를 받을 때 늘 사용하던 말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 학계, 정계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저명인사들의 자택이 빼곡히 들어선 성북동과 평창동은 예부터 서울의 '부촌 1번지'로 통했기 때문이다. 이달 말부터 이 지역에 한 채에 40억~50억원에 육박하는 고급주택들이 새 식구로 줄줄이 들어선다.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조차 구경만 하고 가격이 부담스러워 계약은 하지 못했다는 성북동, 평창동 최고급 단독주택을 직접 둘러봤다. ◆ 평창동 쌍용건설 '오보에 힐스'
편백나무 욕조서 창밖 감상 '금계포란형' 풍수지리 명당
= 서울 종로구 평창동은 산, 계곡 등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고급 단독주택들이 즐비해 초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강남 고가 아파트촌(村)과 자주 대비되는 곳이다. 이러한 부촌(富村)에 공동주택의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시킨 최초 타운하우스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쌍용건설이 시공한 평창동 첫 타운하우스인 '오보에 힐스'는 지난해 8월 건립된 482㎡ 샘플하우스에 이어 단지 전체가 조만간 완공돼 이달 중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보에 힐스'는 454~482㎡ 총 18가구로 분양가는 30억~36억원 선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오보에 힐스' 현장은 마무리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까지 집을 직접 구입한 사람들은 사업가들이 대부분이고, 유명 문화예술인, 연예인들이 현장을 다녀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쌍용건설 관계자는 밝혔다. 쌍용건설 관계자와 482㎡ 샘플하우스를 둘러봤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상 2층 마스터룸에 설치된 욕실. 여기에는 히노키(편백나무) 욕조가 설치돼 있다. 경사지라는 입지여건을 활용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해 주변 자연이 한눈에 들어온다. 욕실에서 몸을 담근 채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특히 마스터룸에는 실크와 한지에 혼합된 패브릭 벽지가 '은은한 멋'을 낸다. 이 공간은 '오보에 힐스'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스토리(이야깃거리)'가 가장 잘 반영돼 있는 곳이다. '오보에 힐스'는 무엇보다 풍수지리 명당에 자리 잡았다는 게 쌍용건설 관계자의 설명. 쌍용건설 관계자는 "서울의 전통적인 부촌인 평창동에서 금계(金鷄)가 후손의 영광을 위해 알의 부화를 기다린다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풍수지리 명단에 들어섰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산 기슭의 뛰어난 자연환경 외에도 인왕산 조망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보에 힐스'는 또 프랑스 예술문화훈장과 아시아 문화환경상 수상, 제주도 포도호텔 설계 등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해 '자연과 사람, 집의 공존'이라는 스토리도 담고 있다. '오보에 힐스'는 기본적으로 집 두채가 맞닿아 있는 구조이며 한 집이 지하 2층에서부터 지상 2층까지 이용하는 형태다. 지하 2층은 가구당 4대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침실, 거실, 주방, 욕실 등 생활공간이 들어선다. 지하 2층에 차를 주차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지하 1층의 서브 마스터룸은 별도의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추고 있어 부모와 자녀 등 2가구가 동시에 거주할 수 있다. 평창동에서 이 정도 가격의 타운하우스라면 파티 또는 사교 공간은 필수다. '오보에 힐스'는 가구당 34~190㎡의 잔디마당(지하 1층)과 최대 124㎡의 테라스 공간(지상 1~2층)을 갖췄다. 또 단지 안에는 '선큰정원(햇볕이 들도록 설계된 지하층 정원)'과 소공원이 들어선다. 한편 '오보에 힐스'의 여러 가지 스토리는 이름에도 반영돼 있다. '오보에 힐스'란 '음이 높은 나무피리'라는 뜻의 프랑스어 오브와(hautbois)에서 유래한 목관악기 오보에(Oboe)와 언덕을 뜻하는 힐스(Hills)의 합성어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관악기의 선율처럼 자연, 사람, 집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타미 준의 철학을 담고 있다. ◆ 성북동 LIG건영 '게이트힐즈 성북'
타운하우스 외관 한국美 듬뿍, 실내장식 '스와로브스키' 명품
= 서울시청에서 삼청동길을 따라 자동차로 10여 분. 삼청동 터널을 빠져나와 북악산의 상쾌한 공기와 진달래 내음이 진하게 풍길 때쯤 유난히 반짝이는 베이지색 고급 단독주택이 한눈에 들어온다. 입구를 드나드는 자가용들은 하나같이 벤츠, 포르쉐, BMW 등 고급 외제차. 입구에는 두꺼운 차단기와 무전기를 든 경비원이 배치돼 있다.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LIG게이트힐즈 성북'이다. 게이트힐즈 성북은 지하 1층~지상 2층 12가구의 단독주택으로 구성된 단지. 분양 초기부터 관심을 모은 까닭은 515~598㎡형의 대형 주택으로 분양가가 40억~5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금테라도 두른 것일까. 시공사인 LIG건영 신광욱 분양소장은 "금보다 비싼 원가를 들여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건축가인 조엘 샌더스가 설계한 이 주택은 총 3개층 구조. 서구식 타운하우스 외관에 사선모양 지붕을 배치하는 등 한국적 미까지 더한 게이트힐즈는 미국건축가협회(AIA)가 선정한 우수설계디자인상을 받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하 1층은 자동차 5~6대를 주차해도 넉넉할 정도의 독립공간이다. 주거 공간인 1층으로 올라가니 전면 유리창으로 탁트인 거실과 거실과 이어진 잔디밭 발코니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산기슭에 맞닿아 있어 거실 자체가 사시사철 변화하는 꽃과 단풍을 관찰하는 하나의 관람석이 되는 셈이다. 발코니는 거실 면적에 맞먹을 정도로 넓어 10여 명 이상 인원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해도 충분할 정도로 보였다. 통상 강남 고급 주택들이 한 층에 방을 4~5실씩 배치한 것과 달리 1층에 방 하나, 2층에 방 3개만 배치했다. 신 소장은 "처음부터 한국형 아파트 개념이 아니라 서양 주택 문화를 경험한 특별 수요층을 겨냥해 '즐기며 생활하는 여유 있는 공간'을 컨셉트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내 인테리어 또한 눈이 휘둥그레진다. 실내 샹젤리제를 비롯해 크리스털 천장 등 모두 명품 '스와로브스키'제품. 샹젤리제 하나가 3000만원에 이를 정도다. 거실 바닥은 이탈리아산 원석, 붙박이장은 일본산 천연 무늬목이다. 외장에 사용된 '라임스톤'은 석재답지 않은 느낌을 주는 대리석으로 건축재보다 예술조각품을 만들 때 더 자주 사용된다. 방마다 딸려 있는 욕실에는 커다란 전면창이 붙어 있어 숲을 즐기며 목욕을 할 수 있다. 욕조 맞은편 벽에는 최첨단 거울 겸 TV가 붙어 있다. 지금까지 80%가 분양됐고 이 중 절반은 내국인이 절반은 외국인이 구입했다. 톱탤런트 장동건, 축구감독 홍명보, 영화배우 심혜진 씨 등 수많은 연예인이 이곳 집을 감상하기 위해 들렀지만 대부분 가격이 부담스러워 계약을 포기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신 소장은 "실제 구입한 분들은 홍콩, 호주 등 해외에서 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인들로 한번에 결제를 끝낼 정도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 계약자는 샘플하우스에 배치된 수입가구 수억 원어치까지 '통'으로 사버릴 정도로 재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워낙 고가 주택이다 보니 뭐니 뭐니 해도 '보안'이 생명이다. 적외선을 통해 물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동체카메라만 단지 내 100여 대, CCTV가 50여 대 설치됐다. 대도 조세형조차 울고 갈 법하다. 일부 동과 동 사이는 이격거리가 3~4m로 짧은 것은 단점으로 보였다. 회사 측은 "외부 노출 면적이 많은 발코니 가장 자리에는 조경목을 심어 사생활을 보장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장용승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50억대 고급주택은 뭐가 다를까
2010. 5. 8. 09:21ㆍ건축 정보 자료실
'건축 정보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설사들 국내선 “파리만”, 해외선 “훨훨” (0) | 2010.05.09 |
---|---|
냉·난방비 절반으로 줄였다…'그린아파트' 확산 (0) | 2010.05.09 |
공공관리제도 시대 개막 (0) | 2010.05.07 |
KDI, 재무건전성 평가 결과 232곳 위험 (0) | 2010.05.07 |
'공공관리제' 앞두고 재건축·재개발 단지 갈등 몸살 (0) | 2010.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