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후 서울의 주택시장을 주도할 부촌(富村)은 어디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중에서는 강남구 압구정동을 첫 손으로 꼽고 있다. 이는 압구정동 일대는 기존의 발달된 교육 및 교통입지에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지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압구정동에 이어 국제업무지구와 각종 고급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용산구 일대, 노후 저층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호재를 안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등도 '신흥 부촌'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압구정동 최고 부촌 '재부상'
파이낸셜뉴스는 창간10주년을 기념해 22일 부동산114와 부동산써브, 스피드뱅크 3개 부동산정보 전문업체와 부동산자산관리 전문업체인 알투코리아 등의 전문가 8명을 대상(주가,차트)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년 후 서울지역의 최고 부촌으로는 대다수가 강남구 삼성동과 도곡동 등을 제치고 압구정동을 꼽았다. 대단위 재건축 단지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등으로 주목을 받는 반포동 일대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직·간접적인 수혜로 신흥(주가,차트) 부촌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1991년 이후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 발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미 사회적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강남권의 압구정동과 청담동 등의 부촌 벨트는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지금은 강남구 도곡동에 타워팰리스, 삼성동에 아이파크가 부촌을 형성하고 있지만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돼 압구정동 일대의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 등 재건축 연한이 된 아파트가 대거 재건축되면 압구정동이 다시 국내 '주거 1번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44억7200만원)와 청담동의 상지리츠카일룸3차(43억6000만원), 상지리츠카일룸2차(40억1600만원), 서초동 트리움하우스(39억2800만원) 등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김 전무는 "하지만 압구정동과 반포동 일대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이 일대가 최고 부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균형발전 수혜 '용산'
한강 이북지역에서 용산은 강남권의 대항마로 꼽힌다. 부동산114 김 전무는 "용산은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고가 주택이 밀집해 부촌으로 부상했지만 지역 내 빈부격차가 심한 것이 문제"라며 "재개발이 대부분 완료되고 용산역세권 개발 등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10년 후에는 전반적인 주거수준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강르네상스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물론 강남권의 대항마로 육성될 것인 만큼 앞으로 10년 후 용산역 일대가 중산층의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지금의 사업 속도를 감안할 때 용산역세권개발이 10년 이내에 마무리될지는 의문"이라면서 "최고의 부촌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알투코리아 이현 사장은 10년 후 부촌은 압구정-반포-잠실-용산-방배동 순으로 신흥(주가,차트)부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방배동의 재개발이 진행되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호 선호지역,용산-성북-강남 순
한편 서울의 재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용산구, 그 중에서도 한남동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벌2세를 제외한 젊은 신흥(주가,차트) 부자들은 대부분이 강남구와 서초구에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9년 기준 100대 부호 가운데 45세 이하 23명의 주식부호의 자택을 조사한 결과 용산구 거주자가 10명, 성북구 4명, 강남·서초·종로구 거주자가 각각 3명씩이다.
특히 정보기술(IT) 신흥(주가,차트) 부호들은 강남을 선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주가,차트) 김택진 사장과 넥슨홀딩스 김정주 사장, NHN(주가,차트)의 이준호 CAO가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다. NHN(주가,차트) 이해진 이사회의장은 서초동에 자택이 있다.
스피드뱅크 박 소장은 "많은 사람이 부촌이 이동한다고 생각하지만 부촌은 개발과 함께 분산, 확산된다"면서 "재벌들이 운집한 용산구 한남동과 성북동 평창동 등은 커뮤니티를 통해 굳건히 유지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삼성동 아이파크와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서울에서 대표적인 랜드마크단지인 만큼 앞으로도 어느 정도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명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사진설명=부동산 전문가들은 10년 후에는 서울의 부촌으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와 서초구 반포동, 용산역세권 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용산구 일대 등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