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의 비극, 흉기에 4차례 찔리고 절벽으로 버려진 아내 ‘생존기’

2011. 8. 21. 12:31이슈 뉴스스크랩

의처증의 비극, 흉기에 4차례 찔리고 절벽으로 버려진 아내 ‘생존기’

뉴스엔 | 뉴스엔 | 입력 2011.08.20 12:23

 

[뉴스엔 박영웅 기자]

남편에게 복부를 4번이나 흉기에 찔리고 100m가 넘는 절벽 아래로 버려진 여성이 20여 시간의 사투 끝에 살아남은 이야기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해자는 남편이었다.

8월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남편의 살인 미수로 인해 사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결국 사투 끝에 목숨을 건진 한 여자의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가 소개됐다. 특히 복부를 흉기에 4번 찔리고 100m아래의 절벽에 던져진 이씨는 놀랍게도 크게 다치지도 않았다.

장마비가 내리던 지난 7월 20일 오후 6시 30분께 인적이 드문 강원도 미시령(옛길)고갯길 도로변에서 피투성이의 한 여인이 발견됐다.

그녀를 최초 발견한 신고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주머니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까 흉기에 찔려 절벽에서 떨어져 기어 올라왔다 이 말만 하셨어요"라며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이야기 했다.

발견당시 그녀는 심각한 저 체온 증에 탈수현상, 출혈 등으로 언제 쇼크가 올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으로 여자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에 제작진은 병원을 찾아 정확한 그녀의 상태를 들었다. 병원 측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4군데 자상을 입어서 자상 중에 두 군데가 깊이가 5cm이상 두 군데는 3cm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은 건 천운"이라고 말하며 관계자는 혀를 내둘렀다.

제작진은 직접 사건 장소로 향했다. 그녀가 쓰러져 있던 곳은 미시령고개 정상 근처로 해발고도 826m로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높이었다. 게다가 절벽 아래는 날카로운 바위들이 솟아 있는 그야말로 떨어지면 살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이런 기적 같은 이야기를 알아보기 위해 제작진은 사고 당사자인 임모씨가 있는 병원으로 다시 향했다. 우선 임씨를 담당한 주치의는 임씨의 상태에 대해 비록 소장 등은 손상을 입었으나 운 좋게도 흉기는 그녀의 급소를 피해갔으며 빠르게 회복중이라는 소견을 보였다.

이에 임씨도 제작진을 보자마자 왼쪽 복부를 만지며 이쪽이 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발이 난간에서 떨어지며 아차 싶었고 세바퀴 구른 것 까지는 기억이나요. 세바퀴 구른 후 부터는 기억이 없어요"라며 이날의 상황을 기억하며 끔찍해 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임씨를 이렇게 만든 것은 그녀의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사건 현장을 찾은 제작진은 경찰에게 당시 상황을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 남성은 남편으로 그는 덤프트럭을 이곳에서 몰아 본 경험으로 사건현장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남편은 임씨를 데리고 이곳 사건현장 근처에서 그녀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일 간 지속되던 부부싸움을 계속 이어갔다. 이 과정서 남편은 자동차 적재함에 있던 흉기를 꺼내 들었다. 순식간에 남편은 임씨의 복부를 4번 찔렀다. 그리고 임시를 차에 태워 급히 공터를 떠나 고개 길 위로 향하기 시작했다.

고개 위로 도착하자 남편은 바닥에 쓰러져 버린 임씨를 난간 근처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상처를 부여잡고 남편 근처로 온 임씨를 향해 남편은 난간 밑으로 그녀를 밀기 시작했다. 임씨가 남편 손을 부여잡고 왜 그러냐며 잡아달라고 했지만 남편은 그 자리에서 임씨를 밀쳐 버렸다.

임씨는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떨어지며 정신을 잃고 남편은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러나 놀랍게도 임씨는 엄청난 높이의 바위 천지인 계곡 아래로 떨어졌음에도 멍들고 긁힌 것을 빼면 부러진 곳 하나 없이 살아남았다.

임씨의 일부 증언에 따르면 임씨는 저 체온 증상이 와 그 암흑 속에서 젖은 옷을 짜서 입고 솔입을 덮고 밤새 목숨을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임씨는 날이 밝자 살겠다는 의지 하나로 절벽 맞은편 산 비탈을 기어오르기 시작, 20여시간 만에 정상 도로에 올라와 구조됐다. 특히 이 과정서 임씨의 복부 자상은 응고된 피가 출혈을 막아준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임씨는 3시간의 수술을 마치고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임씨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동안 가해자 남편은 검거 하루 전인 7월 21일 임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직장인 수원을 다녀왔으며 집과 사고 이전 둘이 머물던 숙박업소에까지 찾아가 임씨가 돌아왔는지 확인을 했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게다가 사건 은폐를 위해 사건 당시 아내가 갖고 있던 모든 소지품들을 불로 태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때까지도 남편은 임씨가 살아있다는 사실은 까마득하게 몰랐던 것이다.

결국 남편은 검거될 당시도 당황한 모습을 보여며 임씨의 생존 소식에 어이없어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경찰은 남편의 이런 사건 동기에 대해 "남자관계를 대라며 수차례 대해 추궁을 했는데 여자가 답변을 못하니 그때 화가나 자기 차에 있던 흉기로 복부를 찌른 겁니다"라며 이 같은 일을 저지른 이유가 남편의 아내에 대한 의심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런 남편의 행동이유를 듣기 위해 현재 남편이 수감돼 있는 곳으로 찾아 갔으나 남편은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평소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적적으로 생존한 임씨를 찾았다.

이곳에서 임씨는 "의심이에요 의심. 매사가 의심이고 전화도 2년간 10개는 부쉈을거예요"라며 이유 없는 남편의 의심과 폭력은 계속됐고 이 같은 일을 당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스러워 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남편의 의심이 만들어낸 끔찍했던 사건으로 아내의 기적같은 생존이 없었다면 영원히 묻힐 수도 있던 그런 사건이었다.

한편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남편이)손을 뿌리칠 때 내가 더 잡을 수도 있는데 안 잡았어요. 낭떠러지로 던지는 걸 알고는 그냥 (손을) 안잡았어요" 그녀의 눈물은 계속됐다.

박영웅 기자 dx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