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일보와 IBK기업은행이‘청년취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부천대에서 개최한‘잡월드 현장 채용박람회’에 8000여명의 구직자가 몰렸다./조선일보 DB
김씨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개인·가정뿐 아니라 사회로서도 큰 낭비다. 일자리는 이들에게 미래를 꾸려가고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금융회사의 입장에선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최고의 사회공헌이다. 폭넓은 기업고객망을 활용해 구직자와 구인기업 '짝짓기'에 나선 금융회사들이 적지 않다.
◇서울에서 지방기업과의 화상 면접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홍익대학교 앞에 위치한 국민은행의 대학생 전용점포인 '락스타존'이 화상모니터를 바라보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서울에 사는 구직자가 지방에 있는 알짜 기업과의 면접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은행 점포 안에 화상 인터뷰 시스템을 설치한 것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꽉 막힌 면접실 대신 익숙한 화상카메라 앞에서의 면접은 청년 구직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이날 KB금융지주가 진행한 'KB굿잡(Goodjob) 라이브인터뷰 취업박람회'는 먼 거리에 있는 구인기업과 구직자를 손쉽게 연결해 주는 '취업의 장(場)'으로 주목받으며 호응을 얻었다.
'KB굿잡'은 KB금융이 중견·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 1월 시작한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다. 출범 1년 만에 구직자로 등록한 개인회원은 1만5000명을 넘었고, KB금융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구인등록도 7500여개에 이른다. KB금융은 제휴기관을 통해 확보한 구인·구직 정보와 취업컨설팅 노하우를 한데 모아 취업박람회를 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열린 취업박람회는 인근의 인천 남동공단 등 산업현장을 버스로 이동하면서 소개하는 '리크루팅 투어'를 진행해 구직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중소기업 고객과의 만남이 잦은 기업은행은 늘 중소기업 인력난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만큼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했지만, 정작 중소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쳤기 때문이다.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눈높이가 서로 다른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기업은행은 2009년부터 본지와 함께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우량 중소기업 5만여개가 무료 중소기업 취업정보 포털 사이트인 '잡월드'에 회원으로 가입해 구인(求人) 정보를 올렸고, 청년 구직자들은 자신의 이력서를 등록했다. 서로 눈높이를 맞추자 기적이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1만명 취업 목표를 달성했고, 취업자 수 목표를 3만명으로, 최근엔 5만명으로 올려잡았다. 잡월드에 등록한 기업회원은 5만6000개, 개인회원은 24만명에 달하고, 최근엔 취업자 수 4만명을 돌파했다.
잡월드가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상은 청년 구직자, 특성화 고교 졸업생부터 재취업을 원하는 4050세대까지 폭넓다. 특성화 고등학교 348개와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잡월드 사이트 안에 특성화 고교생을 위한 채용관을 따로 구축해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재취업 연결에도 노력하고 있다. 잡월드 사이트에 전용 채용관(4050 채용관)을 마련하고, 중소기업의 '임원급 채용'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