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4. 08:29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택배로 장난감 빌려주는 동네 도서관
강동육아누리도서관 가보니
영유아·부모 위한 책 1600권 가득
안에서 직접 책 읽어줄 수 있어 중앙일보 강병철 입력 2012.06.04 00:53 수정 2012.06.04 05:44
서울 강동구 천호동 강동육아누리도서관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을 품에 안고 그림이야기 책을 읽고 있다. 이곳에서는 책뿐만 아니라 장난감도 빌릴 수 있어 영유아 부모들에게 인기다. [김도훈 기자]"엄마와 함께 동생이 탄 유모차를 밀어요."(아들 김하율군)
"그림이야기 책 참 재밌지. 이번엔 다른 책을 볼까."(엄마 류주영씨)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구민회관 2층 '강동육아누리도서관'. 엄마들이 아이들을 품에 안은 채 그림이야기 책을 읽고 있었다. 세 살배기 아들과 두 살배기 딸을 데려온 류주영(34)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이곳을 찾는다. 류씨는 "일반 도서관에 가면 책만 대출하고 나오는데 이곳에선 책을 바로 읽어줄 장소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책은 1600여 권이 있는데 영유아용 그림이야기 책과 출산·육아·보육 관련 부모용 도서가 반반씩 섞여 있다.
장난감 대여 코너도 별도로 있다. 류씨는 "장난감을 많이 사주지 못해 고민했는데 여기서 해결했다"며 "다양한 장난감을 개월별·연령별에 맞게 이용할 수 있고 장난감 위생도 잘 관리돼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장난감은 580여 개. 직접 오지 않아도 장난감 택배 서비스인 'ET 버스'를 이용해 빌릴 수 있다.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품앗이 모임도 엄마들에게 인기를 끈다. 매주 한 차례씩 네다섯 가정이 모인다. 그림책 보기와 함께 오감 발달에 좋다는 밀가루 반죽 놀이를 한다.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온 최수진(38)씨는 "품앗이 모임을 통해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고 다른 엄마들과 육아에 대한 정보와 고민을 나눌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김희라(37)씨도 "사설 어린이집 못지않은 시설에 공간 사용료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원래 이곳은 지난해까지 주민용 북카페가 있던 공간(182㎡)이다. 7500만원을 들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올 2월 육아전문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지난달 들어 이곳을 찾는 구민이 늘었다. 평일엔 50명, 토요일엔 100명가량 온다. 강동육아누리도서관은 기존 성내동 강동어린이회관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어린이회관은 취학 전 4~6세 아동을 주로 대상으로 하고 육아누리도서관은 3세 이하 영유아 쪽으로 특화했다.
천선미(40) 강동보육정보센터장은 "육아누리도서관은 강동구 한가운데인 천호동에 자리해 대다수 구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육아누리도서관은 도서관을 넘어 복합 보육 공간의 역할도 한다. 4월부터 전문 스토리텔러가 '좋은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모 워크숍도 마련했다. 이해식(49) 강동구청장은 "아이 키우기 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저출산 해결의 근본 대책"이라며 "육아도서관같이 특화된 보육 시설을 많이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김도훈 기자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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