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 50대男 식인물고기 찍으러 가서 `헉`
2012. 6. 4. 08:39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사진광 50대男 식인물고기 찍으러 가서 `헉`
어려운 기업 맡아 행운아라 생각했죠 더 나빠질게 없으니까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 3년만에 2조기업 키워 브라질에 트랙터 공장 남미는 우리의 미래죠 타클라마칸 사막 찍다 길 잃은적 있는 사진광 | |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2.06.03 17:10:11 | 최종수정 2012.06.04 08:22:20 |
2008년 모기업 LS전선에서 뚝 떨어져 나온 회사가 있었다. 분사 이전인 2004년부터 구자열 LS전선 회장 지휘 아래 트랙터, 사출기 등 기계사업 부문에 집중 투자된 회사였지만 줄곧 영업이익이 적자라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았다. 이때 "병든 기업은 고칠 수 있다"며 나서는 사나이가 있었다. 심재설 LS엠트론 사장(59)이었다. 그가 2008년부터 경영권을 전담한 지 4년 동안 LS엠트론은 놀라운 성과를 거듭했다. 투자비용을 늘리지 않고 혁신 활동만으로 매출을 2조원(2011년)까지 끌어올린 것. LS전선에서 기계, 부품 사업을 따로 떼어낼 때만 해도 LS엠트론이 이만큼 성장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단 3년 만에 몸집이 2.5배 이상 커지는 고속성장을 했지만 생산설비나 인력 보강은 거의 없었다.
믿기 힘든 `혁혁한` 성과로 그는 그룹 내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난 사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나빠질 게 없으니까. 그래서 LS엠트론도 이만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안양 LS타워에서 만난 심재설 사장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7월 맞게 될 사장 취임 4주년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심 사장은 "회사의 향후 40년을 내다보고 싶다"고 화답했다.
현재 LS엠트론은 국내외 11개 생산법인에서 직원 1400여 명이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국 우시 산업단지와 칭다오에 세운 기계ㆍ부품 생산법인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LS엠트론 전초기지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LS엠트론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심 사장의 독특한 `혁신` 경영에 있었다. "저는 말뿐인 혁신을 정말 싫어합니다. 혁신 활동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간단 명료하게 숫자로 계량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죠."
심 사장은 사업부별로 임직원 성과 창출을 계량하는 전문가를 배치하고 임직원들에게 사내 제안을 적극 권유했다. "직원이 건설적인 제안을 하면 건당 1000원이 적립됩니다. 이 아이디어가 매출로 연결되면 별도로 인센티브가 더해지죠. 자신의 제안으로 회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숫자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임직원들은 신이 나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상 금액은 매년 6억원에 달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혁신 성과가 300억원 이상이었거든요."
심 사장과 똘똘 뭉친 임직원 덕분에 LS엠트론은 사업부마다 파죽지세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트랙터, 전지박 제조 등 다양한 기계ㆍ부품 사업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4조원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기업 대 기업(B2B) 사업이 대부분이다 보니 경영성과만큼 일반인에게 그 인지도가 각인되진 못했지만 심 사장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서 LS엠트론을 알리고 있죠."
심 사장은 여타 CEO와 달리 언론 접촉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또한 그는 대학과 기업체 강의에도 연사로 자주 나서며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S엠트론은 올해 트랙터 부문에서 국내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심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외국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미국에 트랙터 판매법인을 세웠습니다. 일본엔 영업지사를 배치했고요. 트랙터가 날개를 단 것처럼 여기저기서 사고팔 수 있도록 영업망을 개척하는 중이지요.(웃음)"
LS엠트론은 내년 남미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올해부터 1년간 브라질 농경지대에 트랙터 공장을 짓게 된 것. "비행기를 두어 번 갈아타고 이틀 걸려 도착하는 그 먼 나라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죠. 하지만 안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이 남미예요. 트랙터의 미래가 남미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심 사장에 따르면 브라질은 농업이 국가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트랙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지리적 인접성으로 굴지의 미국 트랙터 업체들이 남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이다. 그는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까.
"제품 성능으로 승부합니다. 물건은 자신 있어요. 미국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없습니다. 브라질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현지화 영업조직망을 구성해 나간다면 5년 내에 남미 트랙터 시장에서 점유율 5%(3000대ㆍ매출 1억달러)를 거뜬히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브라질 공장 건립을 위해 그동안 브라질을 네 번이나 오고간 심 사장은 브라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사업적 매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카메라로 담을 만한 이색적인 풍경과 동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 사장은 한 카메라회사 달력에 작품이 실릴 만큼 사진 촬영에 조예가 깊다. 사장실에 걸린 액자 속 풍경 사진도 직접 그가 찍었고 매년 직접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임직원에게 나눠준다.
"올해 초 카메라만 달랑 들고 브라질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어요. 소름 끼치게 번쩍이는 악어 눈을 본 적이 있나요? 전 악어, 식인 물고기 피라냐 등 온갖 무서운 동물들을 다 만나고 왔습니다. 신기한 게 저는 카메라만 들면 무서움도 배고픔도 싹 잊어요. 전쟁처럼 사진을 찍고 나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해소하곤 하죠." 국내외를 막론하고 워낙 많은 곳에 촬영을 나가다 보니 그에겐 따로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일출 컷을 찍기 위해 영하 30도 이하인 혹한에도 산 정상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고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촬영하기 위해 헤매다 길을 잃은 적도 있다. 그만큼 그는 사진에 대한 열정과 혼신의 힘이 넘친다.
"사진을 찍다 보면 경영이나 인생에 대한 수만 가지 영감을 얻어요.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도 기업 경영과 다르지 않죠. 열정, 인내, 혁신으로 도전할 때 멋진 경영성과를 이뤄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 He is...
△1953년 출생 △1977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1978년 현대양행 입사 △1980년 금성사(현 LG전자) 입사 △1991년 LG전자 도쿄지사 개발지원실장(수석부장) △1996년 LG전선(현 LS전선) 기계사업본부 신사업, 해외협력부문장(임원 승진) △2003년 LG전선(현 LS전선) 기계사업본부 사출시스템, 트랙터사업 부장(상무) △2007년 LS전선 부품사업본부장(부사장) △2008년 LS엠트론 대표이사(부사장) △2010년 LS엠트론 대표이사(사장)
[이경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믿기 힘든 `혁혁한` 성과로 그는 그룹 내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난 사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나빠질 게 없으니까. 그래서 LS엠트론도 이만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안양 LS타워에서 만난 심재설 사장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7월 맞게 될 사장 취임 4주년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심 사장은 "회사의 향후 40년을 내다보고 싶다"고 화답했다.
현재 LS엠트론은 국내외 11개 생산법인에서 직원 1400여 명이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국 우시 산업단지와 칭다오에 세운 기계ㆍ부품 생산법인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LS엠트론 전초기지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LS엠트론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심 사장의 독특한 `혁신` 경영에 있었다. "저는 말뿐인 혁신을 정말 싫어합니다. 혁신 활동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간단 명료하게 숫자로 계량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죠."
심 사장은 사업부별로 임직원 성과 창출을 계량하는 전문가를 배치하고 임직원들에게 사내 제안을 적극 권유했다. "직원이 건설적인 제안을 하면 건당 1000원이 적립됩니다. 이 아이디어가 매출로 연결되면 별도로 인센티브가 더해지죠. 자신의 제안으로 회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숫자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임직원들은 신이 나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상 금액은 매년 6억원에 달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혁신 성과가 300억원 이상이었거든요."
심 사장과 똘똘 뭉친 임직원 덕분에 LS엠트론은 사업부마다 파죽지세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트랙터, 전지박 제조 등 다양한 기계ㆍ부품 사업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4조원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기업 대 기업(B2B) 사업이 대부분이다 보니 경영성과만큼 일반인에게 그 인지도가 각인되진 못했지만 심 사장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서 LS엠트론을 알리고 있죠."
심 사장은 여타 CEO와 달리 언론 접촉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또한 그는 대학과 기업체 강의에도 연사로 자주 나서며 대중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S엠트론은 올해 트랙터 부문에서 국내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심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외국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 미국에 트랙터 판매법인을 세웠습니다. 일본엔 영업지사를 배치했고요. 트랙터가 날개를 단 것처럼 여기저기서 사고팔 수 있도록 영업망을 개척하는 중이지요.(웃음)"
LS엠트론은 내년 남미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올해부터 1년간 브라질 농경지대에 트랙터 공장을 짓게 된 것. "비행기를 두어 번 갈아타고 이틀 걸려 도착하는 그 먼 나라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죠. 하지만 안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이 남미예요. 트랙터의 미래가 남미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심 사장에 따르면 브라질은 농업이 국가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트랙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지리적 인접성으로 굴지의 미국 트랙터 업체들이 남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이다. 그는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까.
"제품 성능으로 승부합니다. 물건은 자신 있어요. 미국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없습니다. 브라질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현지화 영업조직망을 구성해 나간다면 5년 내에 남미 트랙터 시장에서 점유율 5%(3000대ㆍ매출 1억달러)를 거뜬히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브라질 공장 건립을 위해 그동안 브라질을 네 번이나 오고간 심 사장은 브라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사업적 매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카메라로 담을 만한 이색적인 풍경과 동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 사장은 한 카메라회사 달력에 작품이 실릴 만큼 사진 촬영에 조예가 깊다. 사장실에 걸린 액자 속 풍경 사진도 직접 그가 찍었고 매년 직접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임직원에게 나눠준다.
"올해 초 카메라만 달랑 들고 브라질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어요. 소름 끼치게 번쩍이는 악어 눈을 본 적이 있나요? 전 악어, 식인 물고기 피라냐 등 온갖 무서운 동물들을 다 만나고 왔습니다. 신기한 게 저는 카메라만 들면 무서움도 배고픔도 싹 잊어요. 전쟁처럼 사진을 찍고 나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해소하곤 하죠." 국내외를 막론하고 워낙 많은 곳에 촬영을 나가다 보니 그에겐 따로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일출 컷을 찍기 위해 영하 30도 이하인 혹한에도 산 정상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고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촬영하기 위해 헤매다 길을 잃은 적도 있다. 그만큼 그는 사진에 대한 열정과 혼신의 힘이 넘친다.
"사진을 찍다 보면 경영이나 인생에 대한 수만 가지 영감을 얻어요.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도 기업 경영과 다르지 않죠. 열정, 인내, 혁신으로 도전할 때 멋진 경영성과를 이뤄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 He is...
△1953년 출생 △1977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1978년 현대양행 입사 △1980년 금성사(현 LG전자) 입사 △1991년 LG전자 도쿄지사 개발지원실장(수석부장) △1996년 LG전선(현 LS전선) 기계사업본부 신사업, 해외협력부문장(임원 승진) △2003년 LG전선(현 LS전선) 기계사업본부 사출시스템, 트랙터사업 부장(상무) △2007년 LS전선 부품사업본부장(부사장) △2008년 LS엠트론 대표이사(부사장) △2010년 LS엠트론 대표이사(사장)
[이경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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