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7. 08:5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헌책방 강자 된 인터넷서점…중고책 사들여 재판매
매경이코노미 입력 2012.07.16 09:21
지난 7월 3일 수요일 오후 3시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 일반 서점으로 치면 가장 한가할 시간인 이 시간에 40~50명가량의 손님이 중고책을 고르고 있다. 한쪽에 마련된, 책을 읽거나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휴게시설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서오현 알라딘 종로지점장은 "학교와 기업 도서관 관계자들이 한 번에 수십만원어치를 사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고책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이 중고책 사업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체계적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책 시장 규모는 2010년 250억원에서 올해 450억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알라딘의 행보가 가장 눈길을 끈다. 알라딘은 2008년 업계에서 최초로 온라인 중고책 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해에는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차렸다. 지난해 9월 종로점을 개장한 후 신촌, 부산, 분당 등 3개 점포를 두세 달 간격으로 열었다. 각 점포는 660㎡(200평) 내외 면적에, 한 곳당 보유도서만도 5만권이 넘는다.
알라딘 중고서점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대형서점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편의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다. 통로가 좁고 책 진열이 산만한 기존 헌책방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선아 알라딘 대리는 "카드결제가 가능하고, 검색PC도 마련해 대형서점의 서비스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중고책 시장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베스트셀러 주기가 짧아진 점을 들 수 있다.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자기계발서 등 트렌디한 책의 비중이 커지면서 독자 입장에서 소장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책이 줄어들었다. 구입 후 바로 파는 식의 경향이 굳어지면서 중고책 시장이 커졌다"고 전한다.
온라인에서는 인터넷서점들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2008년 2월 알라딘이 가장 먼저 시작한 이후 인터파크와 예스24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9년 2월 중고책 사업을 시작한 인터파크는 200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중고책 주문량이 200% 이상 늘어났다.교보문고 등록권수 1위온라인 중고책 매매는 기본적으로 오픈마켓 형식으로 이뤄진다. 판매자가 직접 가격을 매기고, 구매자는 책의 상태와 가격 등 판매자가 올린 정보를 고려해 구입한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정가 대비 30% 안팎. 업체들은 5% 내외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일부에서는 출판사 직매입 상품도 취급한다.
교보문고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지만 기존 인터넷서점의 파워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최강자 자리에 뛰어올랐다. 6월 말 기준 중고책 등록권수는 300만권에 이른다. 예스24(160만권), 인터파크(135만권), 알라딘(47만권)보다 훨씬 많다.
온라인 중고책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마다 중고책 거래 편의를 위한 각종 서비스도 도입했다. 예스24는 중고장터 전담 고객상담원을 별도로 배치했다. 도서를 구입한 후 6개월 안에 재판매하면 정가의 50%가량을 보장해주는 '바이백(buy back)' 제도도 등장했다. 한쪽에서는 인터넷서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기존 헌책방이 큰 타격을 입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헌책방 고래서점 남동일 대표는 "청계천 일대를 비롯해 각 지역마다 유명한 헌책방들의 매출이 최근 2~3년 새 급격히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50만권 이상 헌책을 보유하고 있는 고구마의 이범순 대표는 "대형서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고서와 희귀도서 판매량에는 변동이 없지만, 전집이나 일반도서 판매가 줄어들었다"며 "최근 200평이었던 매장을 400평으로 옮기고 나서 통로를 넓히고 책 진열을 체계적으로 하는 등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혜린 기자 lyn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5호(12.07.11~7.17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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