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3. 09:01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뜨거워진 한반도' 농작물 지도 확 바뀌었다>
지역 특산물 개념 실종…재배 한계선 북상한 탓 "아열대 신품종 국내 도입 방안 마련해야" 연합뉴스 구정모 입력 2012.08.13 04:57 수정 2012.08.13 07:18
지역 특산물 개념 실종…재배 한계선 북상한 탓
"아열대 신품종 국내 도입 방안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한반도에 아열대 현상이 심해지면서 농작물 재배 지도가 크게 바뀌었다.
`제주 감귤', `청도 복숭아', `경산 포도', `대구 사과' 등과 같은 지역 특산물 개념이 이젠 실종되다시피 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농작물 재배한계선이 북상한 탓이다.
13일 통계청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만 생산된 감귤 재배지는 전남, 경남 등 내륙으로 이동한 지 오래됐다.
지난해 제주의 감귤 재배지는 2만1천363㏊로, 전체 재배면적(2만1천424㏊)의 99.7%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남이 감귤 재배에 나서 2007~2011년 재배면적이 10㏊ 이상을 유지했다. 전남 역시 2000년대 들어 감귤을 신특화작물로 삼고 재배에 나서 2005년에 재배면적 75㏊를 기록했다.
복숭아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동해(凍害) 발생이 줄어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예전에 청도군을 비롯해 경북지역이 연평균 11~15℃란 복숭아 최적 생육조건을 충족했다. 이제는 충북, 강원 등에서도 복숭아를 재배할 수 있다.
재배 면적 추이를 보면 충북은 1990년 1천184㏊에서 1999년 2천㏊를 돌파하고서 올해 3천743㏊까지 늘었다. 20여 년 사이 재배면적이 세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강원은 1990년 449㏊에서 2004년 820㏊까지 늘었다가 다시 감소해 올해는 554㏊를 기록했다. 경기 역시 1990년 815㏊에서 2005년 1천366㏊까지 확대됐다. 특히 남한 최북단 지역인 파주시의 재배면적이 1992~2007년 15년 사이 1.2㏊에서 15㏊로 급증했다.
포도 역시 재배지가 북상했다.
포도의 전체 재배면적은 1990년대에 급격하게 늘었다가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칠레산 포도가 들어온 이후에는 계속 줄었다. 1999년에 3만㏊를 넘었던 재배지가 지난해 1만7천445㏊로 축소됐다.
지역별 부침(浮沈)은 달랐다. 포도의 주산지인 경북은 지난해 8천306㏊로, 가장 넓었던 1998년(1만3천703㏊)보다 39.4% 급감했다.
1990년대에 100㏊ 내외였던 강원은 2002년에 200㏊를 넘어 2008년엔 371㏊까지 확대됐다. 특히 영월군은 1992년 7.2㏊에서 2007년 67.9㏊로 급증했다. 이곳은 강원 제1의 포도 산지로 자리 잡았다.
온대 과일인 사과는 기온이 오른 탓에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1990년 4만8천833㏊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5만㏊를 유지하다가 최근 3만㏊대로 떨어졌다.
특히 사과 주산지인 경북은 1992년 3만6천355㏊로 역대 최고치에 올랐다가 지난해 1만9천24㏊로 반 토막 나다시피 했다.
그러나 강원지역은 사과 재배면적이 2007년 114㏊에서 올해 434㏊로 최근 들어 네 배가량 급증했다. 온도가 비교적 낮은 산지로 재배지가 이동한 것이다. 평창군의 재배면적은 2006년 4.8㏊에서 올해 45㏊로 크게 늘면서 새로운 주산지로 부상했다.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된 쌀보리는 충북, 강원지역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쌀보리 자체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농가의 외면을 받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주산지가 전남에서 전북으로 북상했다.
재배면적이 1990년에 전남이 5만5천253㏊, 전북은 7천455㏊로 전북이 전남에 한참 뒤졌다. 이후 전남의 재배면적이 갈수록 줄고, 전북은 소폭 늘어나 2010년 전남 9천373㏊, 전북 9천621㏊로 역전됐다.
가을감자 역시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재배지가 확산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감자 2모작을 해 강원지역의 가을감자 재배면적이 1990년대 초반 전혀 없다시피 하다가 2000년대 들어 연평균 42㏊로 늘었다.
전북은 1990년 중반부터 전남을 추월하고 최근엔 전남의 두 배가량으로 차이가 났다. 지난해 기준 전북은 839㏊, 전남은 490㏊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후온난화에 대응한 지역별 품목 전환이 시급하다"며 "온난화에 대응해 기존 품종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아열대의 신품종을 국내에 도입해 정착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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