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단물만 빼먹는 외국 명품업체… 6년간 매출·순익 급증 속 번 돈 대부분 본사 송금

2012. 8. 16. 09:23이슈 뉴스스크랩

한국서 단물만 빼먹는 외국 명품업체… 6년간 매출·순익 급증 속 번 돈 대부분 본사 송금

국민일보 | 입력 2012.08.15 19:01

 

불황에도 식을 줄 모르는 한국인의 명품 선호에 힘입어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외국 명품업체들의 국내 매출과 순이익이 최근 6년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송금하면서 국내 기부에는 인색한 '먹튀' 행태를 되풀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재벌닷컴이 분석한 '국내 매출 상위 10대 외국 명품업체 한국법인 경영현황(2006∼2011 회계연도)'에 따르면 이 기간 10대 명품 업체들의 매출 총액은 2006년 말 6489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517억원으로 2.9배 늘었다. 당기 순이익의 증가 속도는 이보다 더 빨라 같은 기간 총 457억원에서 1870억원으로 4.1배나 증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루이비통은 매출이 1213억원에서 4974억원으로 4.1배, 국내 판매실적 2위의 구찌는 2.1배(1402억원→2960억원), 3위인 프라다는 무려 9.3배(271억원→2513억원)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국내에서 번 돈 중 평균 40% 가까이를 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난 6년간 국내에서 올린 누적 순이익 6923억원 가운데 2688억원을 누적 배당금으로 가져가 평균 38.8%의 고배당 성향을 보였다. 이 같은 배당금 비율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 국내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평균 배당 성향 13.7%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개별 업체로 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시슬리의 경우 배당 성향이 88.4%로 나타나 순이익의 90%에 육박하는 금액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국내 명품 판매 1위인 루이비통 역시 절반이 넘는 51.7%를 기록했다. 이들 10개 업체의 배당금 총액은 2006년에는 122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에는 607억원으로 무려 5배 뛰었다.

그러나 이처럼 고수익에 고배당을 챙겨가고 있지만 이들 외국 명품업체의 사회 환원은 여전히 인색했다. 이들이 지난 6년 동안 국내에 기부를 위해 내놓은 돈은 10개사를 모두 합쳐도 10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 대비 0.14%에 불과한 비율이다. 루이비통의 기부금은 3억1000만원, 구찌는 1억6000만원에 그쳤고, 프라다는 2006년 단 76만원의 기부금을 냈을 뿐이다. 스와치그룹과 시슬리, 불가리는 아예 6년간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