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0. 08:48ㆍ지구촌 소식
`세계의 지갑` 中國도 지갑을 닫고 있다
후진타오 "中경기 심각한 하방압력" 매일경제 입력 2012.09.09 18:21 수정 2012.09.09 21:15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 솔라나. 베이징시가 2008년 올림픽 당시 중국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해 신설한 대형 쇼핑센터다.
300개 넘는 상가가 입주해 있는 솔라나는 9일 겉으로는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쇼핑몰 중심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출입문을 자물쇠로 채운 상점이 적지 않다. 빈 상점 중 몇 곳에선 새 브랜드 입주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곧 개점'이라는 안내문만 내걸어 놓고 문을 굳게 잠가 놓았다.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우롄 씨는 "베이징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 넘었지만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곳 쇼핑몰에서 문을 닫은 점포가 줄잡아 20개는 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지갑'으로 부상한 중국이지만 밑바닥 경기는 심상찮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8% 안팎 고성장을 구가해 세계 사람들의 경이로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지만, 이젠 중국 소비자들조차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
"고가품 소비가 급감하고 저가품 소비만 늘어나는 '불황형 소비' 그림자가 중국을 덮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베이징시 상무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 주요 65개 백화점 상반기 매출은 368억1000만위안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늘어난 수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형태'를 담고 있다.
베이징시는 "베이징 최고급 쇼핑몰인 신광톈디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7.9% 줄어든 반면 중ㆍ저가품을 주로 취급하는 왕푸징 쇼핑거리 매출은 10% 늘었다"고 설명했다.
9일 발표된 8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3.2% 늘어나 7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매년 17~18%씩 늘어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해진 성장률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이런 사정을 반영해 이례적으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8일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 중소기업과 수출기업들이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수를 적극적으로 부양하고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데 속도를 내 난관을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 서울 =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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