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배 크기에 간장탱크 2000개가 빼곡

2013. 2. 10. 20:33C.E.O 경영 자료

여의도 2배 크기에 간장탱크 2000개가 빼곡

  • 박지환 기자
  • 조선비즈 입력 : 2013.02.10 03:30

    세계 최대 규모 이금기 소스 공장 가보니

    1일 중국 광동성 남부 신후이에 있는 이금기 소스 공장. 홍콩에서 차로 3시간, 마카오에서 2시간 거리이다. ‘세계 최대’라는 이금기 소스 공장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그저 입이 ‘쩍’ 벌어졌다.

    125년 전통의 홍콩 소스 제조업체 이금기는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에서는 1995년 설립돼 1996년 4월부터 생산에 돌입한 신후이 공장은 소스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2400명이 근무하며 간장, 굴 소스, 새우페이스트, 참기름, 칠리소스, xo소스 등을 생산한다.

    686만㎡(약 208만평) 부지에 들어선 공장에는 건물과 소스발효 탱크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서울 여의도의 두 배 크기다.


    신후이 공장은 규모뿐 아니라 청결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중국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약간 지저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장은 청결 그 자체였다.
    공장을 안내해 준 이금기 본사의 K.S. 첸 부장은 공장은 ‘상상외로 깨끗하다’는 기자의 감탄에 “날씨가 습하고 기온이 높아 청결하지 않으면 소스나 양념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첸 부장은 청결과 안전을 위해 공장부지에서는 ‘절대 금연’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홍콩 돈으로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담배꽁초만 버려도 1500달러를 내야 한다고 했다.

    공장 부지에는 거대한 발효탱크 2000여개가 줄지어 자리 잡고 있었다. 탱크마다 60톤(t)씩 12만톤의 간장이 숙성되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 만드는 광동식 간장은 숙성기간이 긴 한국식과 달리 3개월이면 제맛을 낸다고 했다. 공장에서 간장만 연간 48만톤을 만드는 셈이다. 이금기는 48만톤도 부족해 조만간 숙성탱크 100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간장 숙성 탱크의 재질은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섬유로 만들어졌다. 다양한 시도끝에 도입한 과학의 산물이라는 설명이다. 본사 관계자는 “유리섬유를 통과한 빛이 탱크 속 간장에서 자라는 잡균을 잡아줘 간장 맛이 훨씬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간장을 숙성시킬 때 장독 뚜껑을 열어 자외선으로 잡균을 소독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최신식 기계장치가 들어선 공장 내부도 깔끔했다. 신후이 공장은 ‘100-1=0’을 콘셉트로 원자재부터 포장재까지 모든 생산 과정에 최신 품질관리 기술을 도입했다. ISO9001 표준에 따라 품질관리를 하고 생산은 식품 안전관리 기준인 ‘HACCP 시스템’에 의해 모니터링 된다고 했다.

    생산라인 견학을 위해 공장 내부에 들어갔지만, 생산라인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었다. 유리로 된 창을 통해서만 관람이 가능했다.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위생과 소스 원료 추출에서부터 소스 병뚜껑 밀폐까지 톱니바퀴 굴러가듯 맞아떨어지는 효율적인 자동화 생산라인에 대한 기술이 유출될까 봐 취한 조치였다.

    신후이 공장처럼 최신식 생산라인에서 생산되는 이금기 제품은 전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하루 80만병 이상 판매된다.

    생산시설을 관람한 뒤 다른 시설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특별 주문 제작된 전기자동차를 타고 다녀야만 했다. 소스 공장이라 되도록 매연 등 외부 오염원을 없애기 위해 일반 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전기자동차를 타고 한 5분 남짓 이동하자 우리나라 팬션 같은 건물들이 나타났다.

    홍콩 본사에서 주로 머무는 이혜중 회장을 비롯한 사주 일가가 공장에 왔을 때 머물거나 회사가 주최하는 공식 행사 때 외빈들과 만찬을 즐기고 머무는 장소라고 했다.

    공장이 거대하다 보니 오너의 숙소까지 공장부지에 별도의 건물을 지어 마련한 것이다.

    이금기는 철저히 가족중심으로 운영된다. 보유한 자금이 엄청나지만, 경영에서 외부인사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았을 정도다.

    첸 부장은 “회사의 중요한 모든 의사결정은 가족들이 참석하는 가족회의에서 결정될 정도로 가족을 중시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다른 회사나 기관에서 3년 이상 일한 경력이 없으면 입사가 안 될 정도로 엄격하다”며 “가족의 따뜻한 정과 엄격함이 이금기를 전 세계 1위 소스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