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2013. 6. 13. 21:1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대부업계 구조조정 '카운트 다운'

 

■ 12일부터 대부 중개수수료 상한제 시행

대출모집자·중개업자 수익 떨어지면 폐업 불가피

이들에 영업 의지해 온 중소 대부업체 심각한 차질

러시앤캐시·웰컴론 등 대형업체는 영업망 탄탄

수익금 정산할 내달부터 중소업체 줄줄이 문 닫을 듯

한국일보

12일부터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된다. 중개업자가 대출금액의 5% 이상의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대부업체 중개업자 간의 수익금을 정산하게 될 한 달 후부터 소형 중개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중개업체에 의존도가 높은 중소 대부업체들의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일부터 ▲500만원 이하의 대출금액에 대해서 5%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4%(500만원 초과 금액의 4%+25만원) ▲1,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1,000만원 초과 금액의 3%+45만원)의 대부중개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대부 중개업체는 그 동안 고객을 소개해 준 대가로 대출금액의 5~8%정도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2012년 6월 말 기준 신용대출건에 대해 대출모집인 또는 대부중개업체에 지급한 평균 수수료율은 저축은행이 7.5%, 대부업체가 6.2%다.

가령 600만원을 대출한다고 하면, 지금까지는 대부업체는 중개업체에게 대출금의 평균 6.2%인 37만원 내외를 지급해왔으나, 앞으로는 29만원 이상 줄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수입이 줄염서 개인 대출모집자나 중소 중개업체들이 잇따라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 중개업체 관계자는 "한 달치 중개수수료를 정산하게 될 7월 중순쯤부터는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모집자가 줄어들면 이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온 중소 대부업체들도 영업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중소 대부업체 대출의 유통구조는 중개업자가 생활정보지, 인터넷 광고, 현수막, 명함 등을 통해 대출 희망자를 모집한 후 대부업체에 넘기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개 채널이 위축되면 중소 대부업체들은 영업에 공백이 생긴다"며 "결국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웰컴론 등 TV광고를 통해 잘 알려진 대형 대부업체들은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영업을 해오고 있다. 전체 등록 대부업체(8,324곳) 가운데 0.01%에 해당하는 대형 대부업체들의 중개업체에 대한 의존도는 30%에 불과하다. 한 대형 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이 직접 광고를 보고 전화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중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중개 수수료 상한제 시행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개 수수료 부담을 줄여 대부업체들에게 금리 인하여력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에서 대부업법이 개정된 만큼,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6~7위권 내의 대형대부업체의 경우 자금 조달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전년동기대비 조달금리가 연 2~3%포인트가량 낮아졌고 수익도 괜찮은 편"이라며 "중개수수료 상한제 시행으로 추가적인 비용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연 4~5%포인트 정도 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