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 21:15ㆍ지구촌 소식
[美정부 폐쇄] 정치권 "최소 2주일 지속"..시장은 덤덤
조선비즈 한동희 기자 입력 2013.10.02 16:47 수정 2013.10.02 16:48
1일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의 폐쇄(shutdown)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정치권과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은 차이를 보인다. 미 정치권은 단기간에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 2주에서 4주까지 내다본다. 반면 월가(街)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큰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USA투데이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전 폐쇄 때와 달리 정치 지형이 많이 변했다"며, 전문가들은 의회의 다음 협상 사안인 부채 한도를 늘릴 때까지는 타협이 어려울 걸로 본다고 전했다. 지금 상태로라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한도에 이르는 시점은 오는 17일이다.
◆ 美 여야 대치…"셧다운 2주 이상 갈 것"
정부 폐쇄가 하루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데는 미 정치권도 이견이 없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 대표는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밀 회동을 마치고 한 기자회견에서 "임시 예산안으로 정부 폐쇄 사태를 끝내고 싶지만, 이달로 예정된 부채 상한 증액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2주 이상 정부 폐쇄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자리한 존 쑨 공화당 상원의원도 "민주당은 부채 상한을 증액하기 전까지 정부 폐쇄를 방치할 계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원 보좌관 두 명도 이날 정부 폐쇄 사태가 조만간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WSJ에 "부채 상한 문제와 정부 폐쇄 문제가 맞물리고 있어 한꺼번에 해결이 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은 단기적인 해결책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정부 폐쇄를 끝내기 위해 1주일간 쓸 임시 예산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거부했다.
백악관도 장기전 대비 태세에 들어가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그 첫째 징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계획 취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댄 파이퍼 백악관 선임고문은 "정부 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일정을 줄이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폐쇄로 중지된 건설 사업 현장을 방문해 여론 진화에 나설 계획이다.
◆ 낙관하는 월가…"곧 해결될 것"
정치권이 장기전을 전망하는 데 반해, 금융계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셧다운에 대한 월가의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평온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지난주 내내 셧다운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락 마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인 빅스(VIX) 지수도 1990년대 평균치를 18%나 밑돌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동요가 없다는 얘기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셧다운은 일시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며 "미국 성장세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를 두고 "월가가 셧다운이 단기간에 해제된다는 데 베팅한 것"이라고 전했다. 셧다운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미 국민들의 여론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빈센트 레인하트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급 휴가에 처해진 공무원들과 불편을 겪는 시민이 모두 정치인들에 불만을 폭발시킬 것"이라며 "여론에 밀린 정치인들이 일주일 내로 셧다운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 "1995년에 비해 정치 지형 변했다"…타협 어려울 듯
하지만 USA투데이는 지난 1995년 셧다운 사태와 이번의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우선 정부와 의회 간 회동 숫자가 현격히 줄었다.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 하원의장이었던 뉴트 깅그리치는 한달간 매일같이 만나 정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오바마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셧다운 이전까지 10일간 만나지 않았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시 클린턴의 자문관이었던 윌리엄 갈스턴은 "정치 지형도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양당의 양극화는 심화됐다"며 "공화당과 대통령 사이의 이념적인 골이 깊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구의 표심 대립이 깊어졌다는 점을 들어 설명했다. 1995년만 해도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구에서 공화당의 득표율은 3분의 1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오바마가 승리한 선거구에서 공화당의 득표율은 평균 7%에 그친다.
일부 전문가들은 셧다운 문제가 부채 상한 증액 문제와 맞물리면서 막판까지 타협이 지연될 것으로 본다. 특히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극우보수파인 '티파티'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미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빠른 해결을 위한 시나리오의 열쇠는 베이너가 티파티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달렸다"고 전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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