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6. 20:14ㆍ지구촌 소식
[현장르포] 베이징 스모그의 주범 화베이평원 고속도 달려보니
지평선 간데 없고 회색빛 안개 시야 가려
화베이평원 대기 개선없인 베이징 스모그 대책 공염불
【 베이징=차상근 특파원】"요즘 스모그가 심한 날의 밤에는 시야가 더욱 짧아져 거북이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 지역이 초가을부터 스모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기자가 직접 화베이평원의 고속도로를 달리며 확인한 스모그 실태는 심각했다.
이날 밤 허베이성 남쪽 싱타이시 인근 베이징 방향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15t 트럭기사 마성쥔(32)은 스모그가 덮치면 도로정체가 더 심해지고 운전피로도 가중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베이징은 국경절 연휴(1~7일)초에 모처럼 청명한 날씨를 보였지만 이날 남쪽 시경계를 벗어나자마자 화베이평원의 지평선은 간데없고 회색빛의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중국사람들이 '우마이'로 부르는 스모그였다.
이날 화베이평원의 중심구간을 달려본 결과 이 평야지대의 대기오염을 함께 개선하지 않는다면 베이징의 스모그 대책은 공염불이 될 것으로 보였다.
베이징에 붙은 허베이성 줘저우시를 지나 1시간여 차를 달려 접근한 바오딩시 주변부터는 공기색이 확실히 짙어졌고 시야는 비례해 짧아졌다.
여기서부터 베이징~광저우, 홍콩, 마카오를 연결하는 4번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허베이와 허난성 지역은 랑팡, 탕산 등 베이징 주변 지역과 스자좡 등을 제외하면 공장은 드문 광활한 농촌지역이다.
하지만 이날 줘저우에서 목적지 허난성 안양까지 450여㎞ 도로구간은 지평선을 보기는커녕 심한 곳은 고속도로 주행에 지장을 줄 정도의 스모그가 깔려 있었다.
특히 농촌지역 싱타이는 이날 pm2.5(직경 2.5㎛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오염 수준인 ㎥당 340㎍대까지 올라갔고 허난과 허베이 경계인 한단 지역도 270선이었다.
마씨처럼 고속도로를 오가는 트럭기사들이나 농촌주민 모두 스모그 터널 속에서 생활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화베이평원은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시, 허베이, 허난, 산둥, 안후이 등 2개 직할시, 5개 성에 걸쳐 31만㎢ 면적으로 중국 내에서 동베이평원에 이어 두 번째 큰 평야지대다. 남한의 3배가 넘는 거대한 평원에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가 덮였다는 뜻이다.
그동안 중국 화베이 지역 특히 베이징 주변에서 스모그는 석탄을 주원료로 쓰는 집단난방이 이뤄지는 겨울에 주로 많이 나타났는데 올해는 난방이 시작되기도 전인 9월에 이미 15일이나 스모그가 덮쳐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때이른 스모그 사태에 놀란 베이징시는 대기오염 개선사업에 앞으로 5년에 걸쳐 1조위안(약 1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시 역내 4개의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석탄보일러 운영 통제, 노후차량 폐차 등 다각적인 대응을 통해 2017년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2012년 대비 25%로 감축할 방침이다.
그러나 화베이평원의 스모그는 베이징처럼 특정 지방정부 단독으로 노력해서 풀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
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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