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주인 호반 품에선 무탈할까…파란만장 대우건설 45년, 다시 변곡점에 서
2018. 1. 31. 18:47ㆍ건축 정보 자료실
입력 : 2018.01.31 10:20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혔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은 8조3012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에 올랐고, 자산 약 10조원, 매출도 11조원에 이르는 대형 건설사다.
심한 부침을 겪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면서 내실도 튼튼해졌다.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내세워 2010년부터 7년간 국내 건설사 중에서 가장 많은 주택물량을 공급해왔고, 오랜 기간 해외 사업을 경험하면서 쌓은 노하우도 인정받고 있다. 대우건설 출신이 건설업계 곳곳에서 맹활약해 붙은 ‘건설업계 인재 사관학교’라는 꼬리표에서도 내부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크다. 이런 대우건설이 떠오르는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 ▲ 조선일보DB
대우건설은 1973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직원 12명으로 설립한 회사다. 김 전 회장이 앞서 설립했던 영진토건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1977년 서울역 앞에 대우센터빌딩(현재 서울스퀘어)을 완공해 두각을 나타냈고, 서울의 남북을 잇는 동작대교와 서울지하철 2호선, 88올림픽고속도로 등 유수의 건설공사를 도맡아 했다. 해외에선 1976년 에콰도르 키토시 도로포장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수단과 리비아 등 전 세계 42개국을 새로 개척하며 ‘해외건설 붐’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탄탄대로를 걷던 대우건설은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가시밭길에 들어선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그룹에서 분리돼 나왔고 경영난을 겪으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를 받으며 가까스로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004년 M&A 매물로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2006년 지분 72.1%를 6조6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지만 논란은 여전했다. 당시 그룹 최대주주였던 금호산업의 자산은 2조원 수준이었고, 대우건설은 6조원이 넘었다.
금호의 무리한 인수는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비용 상당수를 외부 차입에 의존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얼어붙자 부실이 시작됐다. 금호는 매달 차입금 이자 비용으로만 수백억원을 물어야 했다. ‘승자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대우건설을 다시 시장에 내놓았고 2011년 산업은행이 지분 50.75%를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7년 뒤인 현재 대우건설은 호반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 덩치 커지는 호반·대우 조합…업계 지각변동 예고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이 한배를 타게 되면서 업계 판도 변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덩치가 커진다. 두 회사의 시평액을 합치면 11조원 정도로 시평 2위인 현대건설(13조7106억원)을 위협할 정도가 된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에서 주택을 주로 공급했다면 대우건설은 주택사업뿐 아니라 플랜트와 토목, 건축 등 해외에서도 강점을 가진 건설사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같은 주택 부문이라도 호반건설의 ‘베르디움’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 위상이 차이가 있는 만큼 주택시장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반건설이 다소의 차입을 일으키더라도 현재 재무상태를 고려하면 큰 부담은 아니다”면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통해 규모가 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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