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82% "2년前보다 살림 나빠졌다"… 66% "소득 줄었다"

2019. 5. 2. 22:35C.E.O 경영 자료

자영업자 82% "2년前보다 살림 나빠졌다"… 66% "소득 줄었다"

조선일보
  • 신수지 기자


    입력 2019.05.02 03:01

    [소득주도성장 2년, 국민 설문조사]
    1년새 더 얼어붙은 자영업 경기, 65%는 "살림 매우 나빠졌다"

    부산 서면에서 8년째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올해 월수익이 작년의 딱 반 토막"이라고 하소연했다. 손님은 줄었는데 올 들어 월세는 30만원이나 올랐고, 최저임금 탓에 인건비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달엔 6명 쓰던 아르바이트생을 1명 줄여야 했다. 김씨는 "근로시간 단축 탓인지 회식하는 단체 손님이 작년보다 부쩍 줄었다"며 "매년 경기가 나쁘다고는 하지만 올해처럼 힘든 건 처음"이라고 했다.

    오는 9일로 출범 2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제이(J)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문 대통령은 서민과 골목 상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지역과 성별·연령·직업을 가리지 않고 부정적인 응답을 쏟아냈다. 특히 전체 응답자(1000명)의 26.1%를 차지한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는 극도로 얼어붙어 있었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 "살림 나빠졌다"

    본지가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국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자 10명 중 8명(81.9%)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2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본지가 1년 전 같은 설문 조사를 실시했을 때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54.0%)이었다. 1년 새 자영업자의 삶이 훨씬 팍팍해진 것이다. 특히 '매우 나빠졌다'는 자영업자가 65.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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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현국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1년 전보다 더욱 얼어붙었다. 1년 전엔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경기가 나빠졌다는 자영업자가 10명 중 6명(64.7%)이었지만, 올해는 대부분(82.5%)을 차지했다. 국민 전체(65.6%)에 비하면 16.9%포인트나 높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자영업자 비율도 1년 전보다 높았다. 올 들어 소득이 2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66.1%로, 1년 전(53.8%)보다 12.3%포인트 많았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 이상(65.5%)은 내년에도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직(35.5%)이나 전문·자유직(40.1%)의 부정적인 응답과 비교하면 매우 비관적인 것이다.

    최저임금 부정적 영향, 1년 새 더 커져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오른 최저임금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응답도 자영업자가 훨씬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살림살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자 국민 25.5%는 긍정적, 44.3%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학생과 사무직에선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부정적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반면 자영업자 10명 중 6명(60.5%)은 살림살이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1년 전(48.5%)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는데 올 들어 더욱 악화한 것이다. 취업 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도 1년 전보다 나빠졌다. 1년 전엔 자영업자 58.9%가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취업 시장이 나빠졌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72.7%에 달했다.

    J노믹스로 영세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5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명(4.2%)이나 줄었다.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지수(2015년=100)도 지난 3월 95.1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음식·주점업 생산지수(불변)는 매출을 기반으로 물가 영향을 제거하고 작성한 지수로, 음식·주점업 자영업자의 실질 매출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가장 힘든 세대는 장년·노년층

    연령대별로 보면 장년과 노년층이 J노믹스 효과를 젊은 세대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50대는 66.7%, 60대 이상은 61.2%였다. 1년 전에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50대 42%, 60대 29.2%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50~60대 이상 10명 중 7명은 2년 전보다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내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50대 61.2%, 60대 56.8%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엔 각각 29.2%, 21.6%만 1년 뒤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봤다. 1년 전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두 배 이상 더 늘어난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2/20190502002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