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2년, 국민 설문조사]
1년새 더 얼어붙은 자영업 경기, 65%는 "살림 매우 나빠졌다"
오는 9일로 출범 2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제이(J)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문 대통령은 서민과 골목 상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지역과 성별·연령·직업을 가리지 않고 부정적인 응답을 쏟아냈다. 특히 전체 응답자(1000명)의 26.1%를 차지한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는 극도로 얼어붙어 있었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 "살림 나빠졌다"
본지가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국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자 10명 중 8명(81.9%)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2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본지가 1년 전 같은 설문 조사를 실시했을 때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54.0%)이었다. 1년 새 자영업자의 삶이 훨씬 팍팍해진 것이다. 특히 '매우 나빠졌다'는 자영업자가 65.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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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도 1년 전보다 더욱 얼어붙었다. 1년 전엔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경기가 나빠졌다는 자영업자가 10명 중 6명(64.7%)이었지만, 올해는 대부분(82.5%)을 차지했다. 국민 전체(65.6%)에 비하면 16.9%포인트나 높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자영업자 비율도 1년 전보다 높았다. 올 들어 소득이 2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66.1%로, 1년 전(53.8%)보다 12.3%포인트 많았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 이상(65.5%)은 내년에도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직(35.5%)이나 전문·자유직(40.1%)의 부정적인 응답과 비교하면 매우 비관적인 것이다.
◇최저임금 부정적 영향, 1년 새 더 커져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오른 최저임금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응답도 자영업자가 훨씬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살림살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자 국민 25.5%는 긍정적, 44.3%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학생과 사무직에선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부정적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반면 자영업자 10명 중 6명(60.5%)은 살림살이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1년 전(48.5%)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는데 올 들어 더욱 악화한 것이다. 취업 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도 1년 전보다 나빠졌다. 1년 전엔 자영업자 58.9%가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취업 시장이 나빠졌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72.7%에 달했다.
J노믹스로 영세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경제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5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명(4.2%)이나 줄었다.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지수(2015년=100)도 지난 3월 95.1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음식·주점업 생산지수(불변)는 매출을 기반으로 물가 영향을 제거하고 작성한 지수로, 음식·주점업 자영업자의 실질 매출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가장 힘든 세대는 장년·노년층
연령대별로 보면 장년과 노년층이 J노믹스 효과를 젊은 세대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50대는 66.7%, 60대 이상은 61.2%였다. 1년 전에는 나빠졌다는 응답이 50대 42%, 60대 29.2%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50~60대 이상 10명 중 7명은 2년 전보다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내년 살림살이에 대해서도 50대 61.2%, 60대 56.8%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엔 각각 29.2%, 21.6%만 1년 뒤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봤다. 1년 전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두 배 이상 더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