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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유가·고환율로 기업 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4분기 주가 상승이 예견된다. 사진은 부산항의 컨테이너 선착장. |
코스피(KOSPI)는 2010년 4월 이번 상승 추세의 주가 최고점이 나타난 후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 2009년 하반기로 시각을 좁혀보면
3분기까지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4분기 주가 조정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중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경기 및 기업 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주가 상승을 지지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 이익 증가율은 2009년 4분기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주요 경제 통계(경기선행지수, 수출, 산업생산, 순상품교역조건지수 등의 전년 동월비 증가율)들도 최소한 3분기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주식시장의 가치 측면(저PER)과 모멘텀 측면(높은 이익 증가율) 모두 매력적이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의 이익 모멘텀 부각과 이익 전망 상향은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유가 상승·통화 유동성으로 인플레 압력 커져4분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면서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출구 전략에 대한 논의는 주가 조정의 빌미가 될 전망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가 빠르게 오르더라도 3분기까지 물가는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2008년 3분기까지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 유가의 기고효과로 인한 물가상승률 안정효과는 4분기에 급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4분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서 31달러 초반까지 빠르게 떨어졌다. 따라서 4분기에는 현재의 유가 수준(배럴당 70달러)만으로도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2009년 4분기와 2010년 1분기의 물가상승률은 지금의 수준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평균 국제 유가는 2008년 4분기 59달러, 2009년 1분기 배럴당 43달러였다. 따라서 국제 유가의 기저효과는 2010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을 크게 올릴 가능성이 있으며 2008년 4분기보다 2009년 1분기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부양을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각국 중앙은행이 공급한 엄청난 양의 유동성도 물가 상승의 위협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 유동성 확대 정책 등으로 투입된 자금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과 상품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또다시 거품을 형성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과 원자재 등 상품 가격의 급등은 결국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출구 전략을 통한 유동성 축소 과정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의 속도를 둔화시키게 될 것이다.
화폐가치의 하락, 국제 유가 등 상품 가격의 상승, 자산 가격 버블의 형성 등 연말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록 경기 회복의 그린 슈트(green shoots:경기가 회복될 징후)를 짓밟을 수 있는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낮은 수준의 유동성 회수책은 이미 실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 유가의 기저효과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은 다시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의 고공행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주식시장 참여자라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의한 주가 조정을 주식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국내 증시의 강세를 이끌고 있는 IT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내년 상반기까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승 추세의 정점은 내년 4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 4분기에는 인플레이션의 우려 속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역발상 전략이 다시 한 번 필요해 보인다.
조윤남·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장
yunnamcho@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