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아파트 단지

2009. 9. 17. 09:20건축 정보 자료실

호텔급 편의시설…진화하는 아파트 단지
주거서비스 중요 구매 조건, 분양시장 생존위해 고급화
 
 
 
주택업체들이 아파트단지 내에 피트니스센터, 영어마을, 수영장 등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앞다퉈 조성하고 있다. 사진은 수성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의 시설들.
아파트단지가 진화하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치열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커뮤니티 시설'(주민공동 시설)의 고급화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호텔급의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영어유치원 등 단지안에 모든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원스톱아파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파트단지에 그저 독서실이나 경로당 정도가 마련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제는 소비자가 아파트 브랜드만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삶의 질을 가늠하는 주거서비스가 입지조건과 함께 구매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고급커뮤니티 시설 도입 경쟁은 수도권에서 불이 붙었다. '반포자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커뮤니티시설과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수영장, 스파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 7월 입주한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도 커뮤니티센터를 단지 내 편의시설이 아닌 갤러리급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반포지역의 경우 올초만 해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가 많았지만 하반기들어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회복조짐과 맞물려 같은 생활권에서 편의시설이 우수한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커뮤니티 차별화 경쟁은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우 트럼프월드' 등 고급 주상복합건물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호텔급 커뮤니티시설이 일반 아파트단지에도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동일토건이 조성한 '수성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수성구 상동)다. 수성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는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과 전문교육공간을 겸비한 혁신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선보였다. 상가 및 주거공간과는 완전히 독립된 입주민 전용시설을 확보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6천22㎡(1천820여평)로 대구에선 최대 규모이다. 이곳 영어마을은 단지 내 시설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1천300㎡(400여평)로 각종 테마별 체험형 공간과 풍부한 학습시설을 갖췄다. 스포츠센터에는 호텔급 수영장, 사우나시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이 마련돼 있다. 수영장은 3개 레인, 유아풀, 마사지풀로 구성됐고 채광과 환기가 가능한 야외정원을 조성해 지상같은 느낌을 살렸다. 이밖에 85석 규모의 남녀독서실, 문고실, 노래방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단지 내 원스톱리빙이 가능한 입주민시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수성구 황금네거리 인근 '수성 SK리더스뷰'는 주상복합건물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하늘공원은 물론 단지 곳곳에 산책로, 플라워가든 등 특화된 테마파크 등을 조성한다. 또 독서실, 유아공부방, 실내놀이터, 남녀사우나 등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한다.

달서구 월성1동 코오롱아파트엔 '하늘채도서관'이 있다. 자원봉사를 희망한 주민들은 개관 준비를 위해 도서 분류법까지 익혔고, 두류도서관과 도서 교류를 통해 좋은 책을 제때 구해 놓는다. 단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주말마다 논술, 과학, 영어 등 과목별 수업이 진행되고, 방학 때는 동화구연, 연극, 비누공예, 인형극 등 특별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동일하이빌 분양 관계자는 "주택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커뮤니티시설 특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앞으로 교육, 문화, 친환경 등 고급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가격까지 결정하는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 2009년 09월 17일 -